미국 특사 '협상 성공' 장담하던 바로 그날 이스라엘, 가자지구 병원 폭격 개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 협상을 재개하게 됐다. 미국 특사는 협상 성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고 있어 협상의 실질적 성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애덤 뵐러 미국 인질 대응 특사는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과 2시간 동안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위트코프 특사는 "모든 사람이 외교적 해결책을 선호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인질 생존자 대부분이 외교적 수단을 통해 석방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질과실종가족포럼은 성명을 통해 "위트코프 특사는 자신과 뵐러 특사가 협상 진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도하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확신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측이 이번 협상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한다.

 

위트코프 특사의 낙관적 전망은 이스라엘 협상단이 도하 회담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서의 대화 시도와는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행동을 지속하고 있어 평화 협상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협상이 재개된 바로 그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있는 병원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 아래에 하마스 지휘 통제 시설이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민간 시설인 병원에 대한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마스와의 평화 협상이 '포화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하마스가 추가로 포로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가자지구 전체 장악을 위한 군의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협상과 군사 작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이스라엘의 이중적 전략을 보여준다.

 


이번 평화 협상은 지난 11일 위트코프 특사와 하마스 간 간접 회담 이후 미국계 이스라엘 인질인 에단 알렉산더가 12일에 석방되면서 탄력을 받게 되었다. 알렉산더의 석방은 하마스가 협상에 일정 부분 응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 공격이 협상의 성공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병원과 같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은 하마스의 협상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계속하고 있어 중립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촉구하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이번 협상이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고 추가적인 인질 석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에서 지속되는 전투로 인해 민간인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었으며,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도하에서 진행되는 이번 협상의 결과는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지속과 하마스의 강경한 입장이 계속된다면, 협상은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압력이 평화 협상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