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라파' 나달, 24년 테니스 여정 마침표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5000여 명의 관중들은 ‘고마워요 라파’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달을 맞이했다. 검은색 수트를 입고 등장한 나달은 팬들의 기립박수에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0여 년 동안 이 코트에서 수많은 감정을 함께 나눴다”며 “롤랑가로스는 나에게 가장 특별한 장소”라고 말했다.
2001년 프로 데뷔 후 나달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번이나 우승하며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특히 프랑스오픈에서는 무려 14번 우승하며 ‘클레이코트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랑스 팬들은 나달을 자국 선수처럼 사랑했고, 그의 은퇴식은 그 애정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날 은퇴식에는 나달의 오랜 라이벌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로저 페더러(스위스), 앤디 머리(영국) 등 ‘빅4’로 불렸던 동료들이 나달과 함께 무대에 올라 그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나달은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여러분 덕분에 코트에서의 경쟁이 즐거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프랑스오픈 주최 측은 나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레전드 트로피’를 전달했다. 또한, 필리프-샤트리에 코트 바닥에는 나달의 발자국이 새겨진 명판을 영구히 보존하기로 했다. 이는 그의 업적이 영원히 기억될 것임을 상징하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한편, 이날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는 토미 폴(미국), 벤 셸턴(미국), 로렌초 무세티(이탈리아) 등이 각각 승리하며 2회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나달이었다. 테니스 팬들은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그가 남긴 유산과 전설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라파엘 나달은 프랑스오픈과 테니스 역사에 깊은 흔적을 남기며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의 은퇴는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동시에,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아름다운 작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