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하면 우승"..日 골프계 뒤흔든 불륜 스캔들

JLPGA에 따르면 이번 징계는 프로 여자골퍼 가와사키 하루카(22), 아베 미유(24), 고바야시 유메카(21)를 포함해 남자 캐디 쿠리나가 료, 그리고 협회 이사인 후쿠모토 카요에게 내려졌다. 협회는 사건의 성격상 "협회 질서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사안"이라고 규정하며, 조사와 징계를 동시에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세 명의 여자 선수들에게는 ‘신인 세미나 1\~3일차 의무 수강’ 및 ‘엄중 주의’ 조치가 내려졌다. JLPGA는 "투어 출장 자격을 가진 자들 사이의 분쟁은 협회 운영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다만 선수들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이미 시즌 초반 경기를 결장했으며 스폰서 계약에도 불이익을 겪는 등 사회적 제재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의 연령이 비교적 어린 점도 고려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핵심 인물인 남자 캐디 쿠리나가 료에 대해서는 협회가 가장 강도 높은 제재를 결정했다. JLPGA는 그에게 “향후 9년간 협회가 주최하거나 관련된 모든 경기 및 행사 장소 출입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협회는 "쿠리나가는 협회 회원의 배우자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협회 소속 선수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큰 혼란을 야기했다"며, "이 사건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떠한 참작 사유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파문을 일으킨 후쿠모토 카요 JLPGA 이사에게는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후쿠모토 이사는 논란 중 해당 캐디의 아내이자 프로 골퍼인 선수에게 “당신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선수들은 다 우승하더라”는 식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협회는 “이사로서의 품위와 책임 있는 언행이 요구되며, 그의 발언은 의도와 관계없이 협회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JLPGA는 이번 징계를 발표하며 조직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도 함께 제시했다. 협회는 “소속 선수, 캐디, 협회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고충 접수와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향후 유사 사건 방지를 위해 고민 상담 창구와 심리적 지원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JLPGA 토너먼트에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스캔들의 시발점은 지난 3월 5일자 주간문춘의 보도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기혼 남성 캐디 쿠리나가 료가 세 명의 젊은 여자 프로골퍼들과 불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는 2023년에 결혼하고 같은 해 자녀까지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불륜을 저질러 왔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는 곧바로 골프 팬들과 스포츠계는 물론 일반 대중의 분노를 일으켰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당시, 고바야시 히로미 JLPGA 회장은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협회가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사회적 여론과 내부 혼란이 커지자 결국 조사를 거쳐 공식적인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약 두 달간의 자체 조사를 마친 JLPGA는 이번 조치를 통해 조직의 도덕성과 공신력을 다시금 정립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일본 여자 프로골프계에 큰 충격을 안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생활 논란을 넘어, 스포츠 조직 내 윤리 의식과 권위,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JLPGA가 내놓은 후속 대책들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운영 방식과 현장 반응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