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청춘을 파괴한다!

30일 캐나다 몬트리올대 인지·계산신경과학연구소와 퀘벡대 인공지능연구소 연구진은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카페인이 뇌의 회복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수면 중 뇌파 활동에 영향을 미쳐 뇌가 충분히 이완하지 못하게 만들며, 이로 인해 인지적 회복과 기억 통합 과정이 방해받을 수 있다.
줄리 캐리어 몬트리올대 심리학과 교수는 “카페인은 낮에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밤에는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뇌의 회복 능력이 저하되고 인지적 부담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4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수면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잠들기 3시간 전과 1시간 전에 카페인 캡슐을 복용하게 했고, 두 번째 실험에서는 동일한 시간에 가짜약(플라시보)을 복용시켰다. 이후 참가자들의 뇌파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카페인이 뇌 신호의 복잡성을 증가시키고 뉴런 활동을 과도하게 촉진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필립 톨케 몬트리올대 연구원은 “카페인이 특히 비급속 안구 운동(NREM·비렘) 수면 단계에서 뇌파 변화를 일으켰다”며 “이는 기억 통합과 인지 회복에 중요한 단계로, 카페인이 이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수면 중 뇌의 느린 뇌파(세타파·알파파)를 약화시키고, 깨어 있을 때 활성화되는 베타파를 자극했다. 이는 뇌가 수면 중에도 쉬지 못하게 만들어 회복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기억 처리와 같은 중요한 인지적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특히 카페인의 부정적인 효과는 청년층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20~27세의 청년층과 41~58세의 중년층을 비교한 결과, 청년층이 카페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뇌 내 아데노신 수용체 밀도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데노신은 졸음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카페인은 이를 차단해 각성 효과를 유도한다. 연구진은 “나이가 들수록 아데노신 수용체의 밀도가 줄어들어 카페인의 영향을 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카페인이 단순히 각성 효과를 넘어 수면과 뇌 회복 과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뇌의 복잡성을 증가시키고 회복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특히 청년층은 카페인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각성 물질로, 많은 사람들이 커피, 에너지 음료 등을 통해 이를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가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적정 섭취량과 섭취 시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카페인이 뇌 건강과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