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려도 정신 못 차려!" 中 챔피언, 황대헌에 공개 저격

지난 19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전은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의 금메달과 중국의 리우 샤오앙, 쑨룽의 은메달, 동메달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으며, 특히 황대헌 선수의 준준결승전 실격이 큰 파장을 낳았다.
문제의 장면은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발생했다. 황대헌은 레이스 도중 중국의 쑨룽 선수와 충돌하며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 처리되었다. 같은 팀의 신동민(고려대) 선수 역시 패자부활전에서 호주 선수와의 접촉으로 옐로카드를 받고 실격되는 등 한국 선수단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다.
하지만 중국 현지 매체와 선수들의 반응은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선 격앙된 비난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유력 매체 '넷이즈'는 19일, "본성은 바뀌기 어렵다! 황대헌은 쑨룽에게 반칙을 범해 실격 처리됐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류관위는 분노에 찬 질책을 터트렸다"고 보도하며 황대헌 선수를 맹렬히 비난했다. 넷이즈는 황대헌의 라인 변경으로 쑨룽이 트랙 밖으로 밀려났고, 그 결과 쑨룽이 조 5위에 그쳤다고 상세히 전했다. 이어 심판 판정으로 황대헌이 실격되고 쑨룽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게 되자 관중들이 환호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황대헌의 진정한 본성은 얼마나 변하기 어려운지 볼 수 있었다. 관중들도 그의 행동에 혐오감을 느꼈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중국 쇼트트랙 선수권 남자 500m 챔피언인 류관의 선수 역시 공개적으로 황대헌을 향한 비난에 가세했다. 그는 "내가 이미 네 뺨을 때렸는데 아직도 그렇게 라인을 바꾸고 있구나. 속도도 안 붙었고, 자세도 못 잡았는데 억지로 라인을 바꾸려 하고 있다"며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물론 황대헌 선수의 무리한 라인 변경이 충돌을 야기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는 국내 대회에서도 잦은 충돌로 인해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심판 판정을 통해 실격 처리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졌다. 그러나 경기 중 발생한 반칙에 대해 '본성'까지 운운하며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스포츠맨십의 도를 넘어선 과도한 화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과 중국 간의 오랜 라이벌 의식과 그 속에서 빚어지는 미묘한 감정 싸움의 단면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황대헌 선수는 이미 심판의 판정으로 경기 내적인 대가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의 거친 비난에 직면하면서 향후 한중 쇼트트랙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