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 때 아니다"… 민주당 'APEC 휴전' 제안 걷어차고 대통령실 정조준한 국민의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잠시 정쟁을 멈추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가적 행사인 APEC의 외교적 성과가 정치적 공방에 묻히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무정쟁 주간’을 거듭 제안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민감한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개인적이고 돌출적인 발언을 삼가달라고 요청하는 등 내부 단속에 들어갔으며,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적 논평마저 수위를 조절하거나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이나 2002년 한일 월드컵처럼 국가적 대사를 치를 때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APEC 정상회의 역시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행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익 추구와 국운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이번 행사에 정치권이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며, 자신부터 정쟁적 발언을 삼가고 정책 발언에만 집중하겠다고 솔선수범을 약속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번 APEC이 세계 경제 질서 재편과 한반도 안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리더십 발휘를 응원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제안을 즉각 비판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외국 손님이 오니 조용히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는 당면한 민생 문제를 외면하고 국민의 고통에 눈감자는 이야기와 다름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국민들이 집값 폭등과 과도한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있으며, 중산층은 세금, 물가, 금리라는 삼중고에 허덕이며 절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정쟁 중단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무정쟁' 제안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현 정부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는 모양새다. 특히 각종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고 지목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재차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혈세로 운영되는 대통령실의 의혹을 밝히는 것은 국회의 헌법적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29일로 예정된 운영위원회에서 김 실장의 출석 문제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논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 APEC 기간에도 핵심 쟁점을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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