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많은 당신, 근감소증 위험 4.2배…만성질환의 도화선 된다

근감소증의 위협은 심부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저장하고 소비하는 가장 큰 기관인 근육이 줄어들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능력은 급격히 악화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약물 반응이 떨어지고 각종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근감소증은 대사증후군, 고혈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근감소증 발생 위험이 약 4.2배나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는 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영남대 의대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이미 13.1%에 달해, 이제 근육 감소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건강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암 환자에게 근감소증은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부산대 연구팀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무려 35.9%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는 항암 치료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리고 환자의 삶의 질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근육량이 부족한 암 환자는 치료에 대한 신체 반응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 역시 더뎌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나이 증가, 낮은 체질량지수(BMI), 수술 경험 등과 맞물려 환자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린다. 결국 근감소증은 암 자체의 위협에 더해 환자의 회복 의지와 생존 가능성마저 앗아가는 치명적인 이중고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근감소증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병행, 양질의 단백질 섭취,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핵심으로 꼽는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위해 누워서 다리 들기부터 스쿼트, 런지까지 단계별 맞춤 운동을 제시하고 있으며, 근육 합성에 필수적인 류신이 풍부한 소고기, 견과류, 유제품 등의 섭취를 적극 권장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신체 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더 이상 근육 감소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을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근육 상태를 점검하고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