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3% 폭등…'미친 금값' 연말까지 더 오른다
국제 금값이 미국발 경기 침체 신호에 반응하며 폭등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3% 가까이 치솟으며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 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및 소비 관련 경제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조기에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급격히 확산된 결과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쏠리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시장의 분위기를 급반전시킨 것은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었다. 10월 미국 정부와 소매 부문에서 일자리가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1월 초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해지자, 시장은 연준이 더 이상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67%로, 내년 1월 인하 가능성은 약 8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은 이처럼 저금리 환경이 예고되거나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그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제너 메탈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더욱 비둘기파적으로 기울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4200~43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내년 1분기에는 온스당 5000달러 도달도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금값의 폭등세는 다른 귀금속 시장으로도 확산됐다. 같은 날 은 현물 가격 역시 3.2% 급등하며 온스당 49.84달러를 기록해 10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플래티넘과 팔라듐도 각각 1.4%, 1.1%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40일간 이어졌던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종료 수순에 들어간 것 또한 장기적으로 금값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책임자는 "정부 업무가 재개되면 경제 지표 발표가 정상화되어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의 관심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 문제는 달러화 가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이는 반대로 실물 자산인 금의 매력을 더욱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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