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강자 한라봉 vs 향기 여왕 천혜향, 당신의 선택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주황빛 과일, 귤. 이제는 손끝이 노랗게 물들도록 까먹던 흔한 ‘밀감’을 넘어, 다채로운 맛과 향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감귤 품종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감귤과 오렌지의 장점만을 교배해 탄생한 ‘만감류(晩柑類)’를 중심으로, 겨울철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K-감귤의 세계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조생밀감은 여름철 하우스밀감에 이어 10월부터 극조생밀감 형태로 출하된다. 밭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것을 ‘노지 감귤’이라 부른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타이백 감귤’이다. 이는 별도의 품종이 아니라 재배 방식을 일컫는다. 감귤나무 아래에 기능성 흰색 피복재인 타이백을 깔아두면, 태양광을 반사시켜 모든 열매가 고르게 빛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일반 노지 감귤보다 당도가 평균 3브릭스(Brix) 이상 높아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만감류는 감귤보다 수확 시기가 늦어 ‘늦을 만(晩)’ 자를 써서 이름 붙여졌다. 보통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출하되며, 일반 감귤보다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으며 껍질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다.

 

황금향 (11월~1월): 껍질과 과육이 황금빛을 띠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동글동글한 모양에 껍질이 얇고, 과육 내 섬유질이 거의 없어 식감이 부드럽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젤리 오렌지’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먹기 편하고 달콤하다.

 

한라봉 (겨울): 만감류의 대표 주자로, 제주 한라산 분화구 봉우리를 닮은 독특한 모양이 특징이다. 일본 품종명은 ‘부지화’이지만 국내에서는 한라봉으로 통용된다. 열매가 크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즙이 풍부해 단맛이 매우 강하다.

 

레드향 (11월~4월): 살짝 평평한 모양에 이름처럼 붉은빛이 도는 다홍색을 띤다. 평균 당도가 13Brix 이상으로 매우 높고 신맛이 적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특히 선물용으로 선호도가 높다.

 

천혜향 (2월 말~):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의미를 담은 상품명으로, 납작하고 표면이 매끈하며 귤의 2~3배 크기이다. 껍질이 얇아 벗기기 쉽고 새콤달콤한 맛과 진한 향이 일품이다.

 

카라향 (봄철): 3월부터 6월 사이에 출하되어 틈새 작물 역할을 하는 봄철 만감류다. 향이 매우 진하며, 평균 당도 13~16Brix로 단맛이 풍부하면서도 신맛이 거의 없어 인기가 높다. 껍질은 다소 두꺼우나 손으로 쉽게 벗길 수 있다.

 


모든 감귤류는 비타민C와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비타민C는 면역력을 높여 독감 등 겨울철 질병 예방에 탁월하며,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만성 피로 해소와 염증 반응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베타카로틴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노화 예방에 기여한다. 다만, 귤은 당도가 높아 쉽게 여러 개를 섭취할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는 혈당 조절을 위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