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만에 돌아온 실록, '디지털 보물창고'에 잠든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소중한 기록유산이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는 비극을 겪었다. 11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타국에서 떠돌던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파란만장한 역사를 간직한 기록유산이 이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다.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디지털 외사고' 건립이라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과거 궁궐 밖 지방에 설치해 중요 기록을 보관하던 '외사고'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이 프로젝트는 우리의 귀중한 유산을 최신 기술로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총 19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강원도 평창 오대산 박물관 단지 내에 연면적 2,795㎡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가치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실감 영상관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교육 공간과 디지털 자료실 등이 들어서, 역사의 기록과 첨단 기술이 만나는 혁신적인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수립한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기록 보존 시설을 넘어, 지역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5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전면 개관한 이후 거둔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개관 이후 약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8만 6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우리 기록유산에 대한 뜨거운 국민적 관심을 입증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역시 최근 건립 부지를 직접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디지털 외사고'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높은 기대를 내비쳤다. 이 공간이 완공되면, 과거의 기록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