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의혹 김병기, 제명 의결에도 '민주당 사람!'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휩싸여 윤리심판원의 제명 의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거듭된 탈당 요구에 침묵하며 '버티기'에 나서면서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정치 생명은 끝났다"는 싸늘한 평가 속에서도 김 전 원내대표는 재심 신청 등 당규가 보장하는 방어권을 행사하며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적으로 끝났다"고 단언하며, "억울하다면 당이 아닌 수사기관에서 밝혀야 할 일"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의원 역시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내 여론이 이미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버틴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민주당에서 더 이상 정치 생활을 이어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자진 탈당을 압박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당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진 탈당을 거부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이유는 탈당이 그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규가 보장하는 재심 신청 등 모든 방어권을 최대한 활용하여 자신의 결백을 소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당 지도부 역시 관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김 전 원내대표를 강제로 제명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김 전 원내대표의 방어 권리 또한 당규가 보장하는 만큼, 정청래 대표의 비상징계권이 발동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당규에 따른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김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에 선출되었던 만큼, 제명의 마지막 관문인 의원총회 표결 절차까지 지켜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규상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82명)의 찬성을 얻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끝까지 버티며 자신이 민주당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미련이 남아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버티기' 전략이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줄지는 미지수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천헌금 수수 의혹 외에도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김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결백을 말끔히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2일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징계 시효 만료'를 주장한 것 역시 의혹을 충분히 소명하기 어려웠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리심판원의 징계 결정 통보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뒤 재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법적, 당규적 절차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버티기'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을지, 그리고 이로 인한 민주당의 내홍이 어떻게 전개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