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황대헌 '줄탈락'… 임종언 홀로 빛났다
한국 쇼트트랙의 '믿는 도끼'들이 줄줄이 부러진 날, 위기의 순간 팀을 구한 건 겁 없는 막내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이틀째 경기에서 한국 선수단은 간판스타들의 잇따른 탈락으로 충격에 빠졌으나, 임종언(남자 대표팀)이 홀로 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지켰다.13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0m와 여자 500m 경기는 한국 대표팀에게 '시련의 날'이었다.

가장 큰 충격은 남자부 에이스 황대헌과 여자부 간판 최민정의 동반 부진이었다. 남자 1000m 우승 후보로 꼽혔던 황대헌은 준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반칙 판정을 받아 실격 처리됐다. 함께 출전한 신동민 역시 준결승의 벽을 넘지 못하고 파이널B로 밀려났다. 여자부 상황은 더 심각했다. 500m에 출전한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와 이소연은 준준결승에서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맏언니 최민정이 고군분투하며 준결승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는 실패하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500m 종목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선배들이 모두 짐을 싼 상황, 무거운 부담감을 짊어진 건 대표팀 막내 임종언이었다. 남자 1000m 결승에 홀로 진출한 임종언은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 쑨룽(중국)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결승전 레이스는 임종언의 '강심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그는 경기 초중반까지 선두 경쟁에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고 대열 가장 뒤쪽인 꼴찌에서 관망하는 전략을 택했다. 체력을 온전히 비축한 임종언은 마지막 바퀴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승부수를 던졌다. 폭발적인 스퍼트로 아웃코스를 치고 나간 그는 앞선 선수들을 차례로 제치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승선 직전 날 들이밀기로 3위로 골인했다.

임종언의 동메달은 이날 한국 쇼트트랙이 수확한 유일한 메달이었다. 자칫 '노메달'로 끝날 뻔했던 쇼트트랙 둘째 날 경기는 막내의 활약 덕분에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지만, 임종언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그는 "형, 누나들이 아쉽게 탈락해서 부담이 컸지만, 나라도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달렸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은 초반부터 혼성 계주 탈락과 개인전 부진이 겹치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등장한 '신예' 임종언의 등장은 남은 남녀 계주와 개인전 중장거리 종목을 앞둔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