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는 좋지만 뛰진 마세요" 혈압의 경고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운동 종목을 선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이 무조건 좋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 수영은 전신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관 탄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스쿠버다이빙은 이야기가 다르다. 수압과 낮은 수온, 장비를 통한 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빙 안전 단체들은 혈압 조절이 잘 되더라도 물속에서 갑작스러운 힘을 써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심혈관계의 안정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권고한다.걷기 운동 역시 속도와 방식에 따라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경보와 같은 빠르게 걷기는 비용 부담 없이 혈압을 낮추는 가장 효율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반면 심박수가 급격히 치솟는 전력질주나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심혈관계에 과도한 부하를 줄 우려가 크다. 특히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라면 숨이 턱 막힐 정도의 고강도 운동보다는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강도부터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것이 안전하다.

근력 운동의 경우 '무게'가 핵심이다. 가벼운 덤벨이나 탄력 밴드를 활용해 적당한 횟수를 반복하는 운동은 혈압 관리에 이롭지만, 자신의 한계치에 도전하는 고중량 운동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기구를 들 때 숨을 참으며 배에 과도한 힘을 주는 '발살바 동작'은 순간적으로 혈압을 폭발적으로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고중량 레그프레스 시 혈압이 정상 범위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까지 치솟는 사례가 보고된 만큼, 저중량 고반복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혈압 감소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등척성 운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벽에 등을 대고 버티는 벽스쿼트는 관절 부담이 적고 혈압 하강 효과가 뛰어나지만, 플랭크처럼 전신에 힘을 주며 오래 버티는 동작은 순간적인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플랭크를 안전하게 수행하려면 버티는 시간을 짧게 설정하고 충분한 휴식을 섞어주는 강도 조절이 필수적이다. 무리하게 버티기보다는 올바른 호흡을 유지하며 신체가 받는 압박을 분산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가 역시 동작에 따라 득과 실이 나뉜다. 호흡과 이완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적인 요가 동작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 하지만 머리가 심장보다 아래로 향하는 물구나무서기 등 역자세는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거꾸로 선 자세에서는 혈액이 상체와 머리 쪽으로 쏠리면서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 받는 저항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심장의 산소 요구량을 높여 심혈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고혈압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꾸준함'과 '안전'이 담보된 종목이다. 운동 중 어지러움이나 가슴 통증, 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운동 전후로 혈압을 수시로 체크해 자신의 몸이 특정 운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혈압 수치와 합병증 여부에 따라 적합한 운동 강도가 다르므로,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여 자신만의 '운동 처방전'을 작성할 것을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