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군고구마 '불패'.. 편의점 여름 공식 깨졌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편의점 매대의 군고구마 판매량이 급증하며 유통업계의 전통적인 계절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꼽히던 군고구마가 이제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건강식으로 등극하며 편의점 매출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려는 ‘헬시플레저’ 문화가 전 연령대로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곳이었던 편의점이 이제는 체계적인 식단 관리를 돕는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로 주요 편의점 체인의 통계에 따르면 3분기 군고구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폭증했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기간에도 판매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소비자들은 군고구마를 구매할 때 단백질 보충을 위한 반숙계란이나 닭가슴살, 흰우유 등을 함께 장바구니에 담는 경향이 뚜렷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균형을 맞춘 식단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계절적 요인을 압도하며 여름철 군고구마 전성시대를 열었다.

편의점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담배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수십 년간 ‘편의점 매출의 40%는 담배’라는 공식이 유지되어 왔으나, 최근 조사 결과 담배 매출 비중은 30% 중반대로 눈에 띄게 하락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흡연 인구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그 빈자리를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담배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건강 지향적 먹거리들로, 편의점의 수익 구조 자체가 체질 개선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단백질 관련 상품군의 약진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가공우유 카테고리에서 수십 년간 1위를 지켜온 바나나우유의 매출을 단백질 음료가 처음으로 추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운동 전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식사 대용으로 단백질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다. 샐러드와 닭가슴살 제품군 역시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편의점 신선식품 코너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제 편의점 냉장고는 단순한 음료수가 아닌 기능성 식품들로 가득 차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건강 관련 상품군을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기존의 삼각김밥이나 도시락에도 단백질 함량을 대폭 높인 특화 제품을 출시하고, 제약사와 협업한 기능성 간식을 선보이는 등 ‘헬스케어’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일부 편의점은 건강기능식품 판매 거점을 수천 개 이상 늘리며 약국이나 전문 매장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고객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도 도입되는 등 편의점의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소비 패러다임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체중 감량 보조제나 전문적인 건강 관리 약품의 대중화와 맞물려, 일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의점 건강식에 대한 수요는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계절의 경계를 허물고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재편된 편의점 시장은 앞으로도 전통적인 유통 문법을 파괴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